행복한 노후? 관절 관리가 먼저다
노후 준비라고 하면 대개 돈 이야기가 먼저 나온다. 그러나 준비한 돈을 쓰려면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여행도, 손주와의 시간도, 동네 산책도 결국 걷는 힘 위에 얹혀 있다. 나이가 들어 삶의 폭을 실제로 정하는 것은 관절이다.
연골은 소모품이다
무릎과 고관절 같은 큰 관절에는 뼈끝을 덮는 연골이 있다. 연골은 충격을 흡수하고 뼈끼리 직접 닿는 것을 막는다. 문제는 이 조직에 혈관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피가 통하지 않으니 손상되어도 스스로 복구하는 속도가 매우 느리고, 어느 선을 넘으면 사실상 돌아오지 않는다.
연골이 얇아지면 통증은 곧바로 오지 않는다. 연골 자체에는 통증을 느끼는 신경이 없기 때문이다. 아프기 시작할 때는 이미 그 아래 뼈나 주변 조직이 자극을 받는 단계인 경우가 많다. 관절 관리를 아프기 전에 시작해야 한다는 말은 이런 이유에서 나온다.
무릎에 실리는 무게
걷기만 해도 무릎에는 체중보다 큰 힘이 걸린다. 계단을 내려갈 때는 더 커지고, 쪼그려 앉거나 무릎을 꿇는 자세에서는 훨씬 커진다. 좌식 생활이 익숙한 환경에서 무릎 통증이 흔한 이유다.
체중을 줄이는 일이 어떤 영양제보다 확실한 관절 관리인 것도 같은 계산에서 나온다. 몸무게가 줄면 걸음마다 무릎에 실리는 힘이 그만큼 줄고, 그 차이가 하루에 수천 번 쌓인다. 반대로 관절이 아프다고 움직이지 않으면 근육이 빠지고, 근육이 빠지면 관절에 더 큰 부담이 간다. 이 악순환을 끊는 것이 관리의 핵심이다.
근육이 관절을 대신 받쳐 준다
무릎을 지탱하는 것은 뼈만이 아니라 허벅지 앞뒤의 근육이다. 이 근육이 튼튼하면 충격의 상당 부분을 근육이 흡수해 연골에 가는 부담이 줄어든다. 나이가 들수록 근력 운동이 선택이 아닌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만 관절이 이미 불편한 사람에게는 운동의 종류가 중요하다. 달리기나 점프처럼 충격이 반복되는 운동보다, 물속 걷기나 고정식 자전거처럼 체중이 실리지 않는 운동이 안전하다. 앉은 자세에서 다리를 펴 올리는 단순한 동작만으로도 허벅지 근육은 자극된다. 통증이 있는 각도를 피하고, 아픈 날은 쉬고, 괜찮은 날에 꾸준히 하는 것이 원칙이다.
병원에 가야 하는 신호
관절이 뻣뻣한 느낌이 아침에 잠깐 있다가 풀리는 정도라면 생활 관리로 지켜볼 수 있다. 그러나 붓고 열감이 있거나, 밤에 잠을 깰 정도로 아프거나, 계단을 내려갈 때 무릎이 갑자기 꺾이는 느낌이 있다면 전문의의 진찰이 필요하다. 한쪽만 급격히 나빠지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관절은 한 번 망가지면 되돌리기 어려운 대신, 미리 하는 관리에는 정직하게 반응한다. 체중과 근육, 그리고 무리하지 않는 자세. 노후 준비 목록의 맨 앞에 이 세 가지를 올려 둘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