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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방지 포스터
<逅窩光 교수의 사회 포스터의 세계(20)>
2010-12-04 17:17:10 입력

비교적 무거운 주제였던 정치와 테러 이미지에서 돌아와 우리의 평범한 일상으로 다시 돌아가 보기로 한다.

12월에 들어서면 우리 주변에서는 송년 모임이 하나 둘 시작된다. 한 해를 보내면서 이런 저런 모임의 철이 다가오는 것이다. 모임에서 많건 적건 음주를 하게 되는데 문제는 운전이다. 우리 모두 음주 운전에는 자유롭지 못하다. 이런 현상은 우리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도 음주 운전은 중대한 문제가 된다. 따라서 관련 포스터들이 당연히 제작되고 있다. 대체적으로 음주 운전 방지 포스터들은 공공 기관을 우선으로 만들어져 배포되고 있다.

■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져 배포되고 있는 음주운전 반대 포스터들

위의 포스터들을 보자. 우리나라에서 제작된 것들이다. 도로교통 관리공단과 경북지방경찰청에서 만들어 배포했다. 아이디어들이 일단 눈에 들어온다. 한 손 위에는 술잔이, 아래에는 자동차 열쇠가 있다. 열쇠에 X표를 하여 운전을 막고 있다. 오른쪽 포스터는 유명한 프로야구 선수 양준혁이 모델로 등장했다. 지역을 대표하는 야구팀의 대표 선수로 음주 운전을 막는 포스터에 나와 배트로 ‘음주운전’이란 글을 때리고 있다. 그리고‘사랑, 이별, 눈물 등 모든 이의 아픔’이라는 슬로건은 잘 다듬어져 있지만 어딘지 이미지와는 어울리지 못하고 있다.

외국에서의 음주운전 방지 포스터들을 살펴보자.

비교적 온건한 아이디어의 음주 운전 방지 포스터들

우선 왼쪽 이미지를 보자. 미국을 상징하는 엉클 샘(Uncle Sam)이 다시 나타났다. ‘나는 당신이 음주 운전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라며 엄숙하게 누군가를 지칭하고 있다. 기존의 ‘나는 당신을 원한다(I WANT YOU)’라는 모병 포스터를 패러디한 것이다. ‘내가 만일 음주운전을 하지 않는다면, 어찌 일터에 돌아가게 될까?’라는 글의 오른쪽 포스터는 사람들로 하여금 생각을 하게끔 만들고 있다. 당연히 그림 속의 주인공도 음주 보다는 당면과제를 곰곰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생각하게끔 만들고 있는 음주 방지 포스터들

실패자(loser)라는 말은 서양사회에서 매우 기분 나쁜 말이다. 특히 남자들에게는 정말 감정을 상하게 하는 말이 된다. 왼쪽 작품은 음주 운전으로 실패자가 되지 말라는 언급을 하고 있다. 술잔이 운전 면허증 위에 놓였던 자욱이 있고 아울러 자동차 열쇠가 보인다. 설득력 있는 작품이다. 오른쪽 작품은 조금 우회하여 사람들을 일깨우고 있다. 자동차는 뒤집어져 있고 나무는 불에 휩싸여 있다. 자동차에 의한 화재임은 분명하다. 책임 있는 음주 운전으로 나무를 보호하자는 구호를 쓰고 있다. 역설적으로, 당신은 죽어도 나무가 불타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매우 냉정한 호소를 하고 있는 셈이다. 음주 운전을 할 정도의 사람보다는 나무가 아깝다는 말이다. 생각해볼만한 포스터이다.

충격적 컨셉의 포스터들

음주 운전 방지 포스터들 중 공통적으로 보이는 컨셉이 바로 ‘사고 충격’이미지들이다. 앞서의 작품들이 대표적이다. 운전(DRIVE)이란 글자들과 합쳐진 후 R과 V가 빠져 죽음(DIE)를 나타낸 첫 번 째 포스터는 사고의 결과를 실감나게 보여주고 있다. 음주와 운전이 불합리한 조합이라는 작품에서는 자동차가 술잔으로 돌진하고 있다. 뺑소니(Hit and Run) 포스터 역시 매우 사실적이며, 마구 일그러진 자동차의 모습이 있는 작품에서는 피해자들의 수까지 나타내고 있다. 모두 충격적이며 실제와 같은 이미지로 제작이 되어 있다.

법적 조치를 경고하는 컨셉의 포스터들

음주 운전 방지 포스터들 중 또 하나 자주 보이는 작품들이 바로 경고성이다. 걸리면 구속될 수 있다는 이미지들이다. 음주 운전하면 무엇을 손에 차게 될까? 그리고 별을 달고 있는 사람(경관)에 의하여 차를 잃을 수 있다는, 그리고 당신이 무엇을 운전하건 음주 운전은 음주 운전이라는 슬로건들이 차례로 이어지고 있다.

마지막 작품은 음주 운전 방지 포스터들 중 가장 충격적이며 감동적인 것이다.

음주 운전 차량에 의한 화상으로 얼굴을 잃어버린 재클린 사브리도가 등장한 포스터

가수 마이클 잭슨의 얼굴보다 더 심하게 일그러진 사람의 모습이다. 한 눈에 심한 화상을 입었음을 알 수 있다. 주제어는 ‘죽어버린 음주 운전자에게 치인 사람은 어느 누구도 아니었다(Not Everyone who gets hit by a drunken driver dies).'라고 되어 있다. 문장에 숨어 있는 은유는 누구든지 그렇게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무슨 말일까? 포스터 아래쪽을 보면, 예쁜 모습을 한 젊은 여자의 흑백 사진이 있다. 그녀가 20세였을 때 음주 운전 차량에 의하여 사고를 당했으며, 23세가 된 지금 그녀는 자신의 삶을 되돌리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즉 잭클린 사브리도라는 여자는 사고로 인하여 얼굴을 잃게 되었고 지금 다시 살고자 노력 중이며, 그리하여 그렇게 엄청난 사고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포스터에 모델로 등장한 것이다. 음주 운전 자동차 사고로 한창 아름다운 아가씨의 얼굴이 사라진 것이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에도 같은 일이 있었다. 이지선씨가 그 주인공이다. 이화여대 4학년에 재학 중이던 2000년 그녀 역시 만취 운전자가 낸 교통사고에 의하여 전신에 중화상을 입고 기적적인 재기에 성공했다. 자세한 내용은 그녀의 홈페이지(ezsun.net)을졖喚灼歐 바란다.

이 이미지는 지금까지 보아 온 여러 유형의 포스터들과 비교하여 가장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이게 바로 사회 포스터의 위력 중 하나이다.

◇김인철 교수

**글쓴이 김인철 교수는 전주비전대학교 시각문화전공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코카뉴스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인철 교수 약력> : 홍익대 미대 졸업. 한국최초 사회부문 국제 포스터 작품선정 작가(일본 도야마), 한국미협 이사 역임. 캐나다 Simon Fraser University 연구교수. 개인전 1회(캐나다 밴쿠버). 일본 외 멕시코, 슬로바키아, 불가리아, 이란, 타이완, 중국, 미국 등지의 국제포스터 공모전 작품선정 작가(모두 사회적 주제)

2010-12-04 17:19:03 수정 김인철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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