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규 엄마는 초등학교 3학년인 승규의 하루가 게임으로 시작해서 게임으로 끝난다며 한숨을 내쉰다. 엄마에게 그만하라는 잔소리를 계속 듣게 되니 아이는 이제 PC방에 가거나 몰래 일어나게임을 하기도 한다. 그 여파로 성적이 떨어진 것은 물론이고 학원을 몰래 빼먹거나 엄마 지갑까지 슬쩍하기도 했다.

이뿐 아니다. 수면시간 부족과 과도한 전자파에의 노출, 뛰노는 시간의 감소 등으로 인해 승규는 또래보다 한 뼘이나 키가 작다. 더구나 요즘은 여드름까지 나기 시작해 엄마는 걱정이 태산이다. 2차 성징이 나타나면 성장이 멈출 수 있다는 얘기를 들어서다.

-게임중독이라는 만성질환(?)에 승규가 엄마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성장클리닉과 성조숙증을 진료하는 서정한의원의 박기원 원장(의학 한의학 박사)은 이에 대해 강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다. 과도한 게임으로 인한 아이들의 생활 리듬의 변화는 뇌의 송과선에서 만들어 내는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의 분비량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성장호르몬 분비량에 직접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뿐 아니라 만성적인 호르몬 불균형은 성조숙증으로도 이어질 수도 있다고.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은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바이러스와 박테리아를 없애주며, 수면의 질을 향상시키고, 생체리듬을 조절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뿐 아니라 어린이들의 성적 성숙을 늦추고 사춘기의 조기 발현을 억제하기도 한다. 따라서 멜라토닌 호르몬의 균형이 깨지면 사춘기가 빨라지는 성조숙증이 올 가능성이 높아져 성장판이 닫히는 시기 또한 앞당겨지게 된다. 이 때문에 최종 키는 작아질 수밖에 없다.

요즘 부모세대들도 ‘겔러그’나 ‘테트리스’ 같은 게임들을 하고 자랐다. 과거의 게임은 어느 정도 단계 이상이 되면 더 이상 할 게 없어지거나 인간의 한계로는 더 이상 진행할 수 없던 단순함이 남아있어서였다.

하지만, 지금의 온라인 게임은 더욱 섬세해졌고 승부욕과 경쟁욕구를 교묘히 부추기며 자기 조절이 능숙하지 않은 아이들을 유혹하고 있다. 학령기가 된 아이들은 발달단계상 경쟁과 승부가 있는 게임을 좋아할 수밖에 없어 게임기의 유혹에 특히나 취약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아이들이 있는 집에서 컴퓨터나 오락기가 없는 집을 찾아보기 어려운 환경으로 집이 오락실화 되어버렸다.

따라서 아이가 게임을 지나치게 한다고 여겨진다면 아이만 나무라기보다는 주위환경을 한번쯤 다시 살펴보도록 하자. 컴퓨터는 부모의 시선이 닿기 쉬운 거실에 놓는 것이 좋으며 게임을 하는 시간 관리를 철저하게 하는 것이 좋다. 이와 함께 아이가 게임을 하지 않는 시간을 재미있게 보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게임을 할 때 만 즐겁고 재밌다는 생각이 들면 아이는 더더욱 게임에 집착하게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