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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 Anti War 포스터 ②
<逅窩光 교수의 소셜 포스터의 세계(26)>
2011-01-29 11:06:22 입력

켄트 주립대 발포 사상 장면

사진은 1970년 5월 4일 미국 오하이오 주의 켄트(Kent) 주립대에서 실제 일어난 비극을 보여주고 있다. 주 방위군이 대학 구내에서 총을 발사하여 4명의 학생이 죽었고 9명이 부상을 당했다. 그 중 한 명은 평생 몸이 마비되는 중상을 입었다.

1960년 중반 이후부터 1970년대 초까지 미국의 대학가는 월남전에 반대하는 시위가 끊임이 없던 때였다. 켄트 주립대 사건은 닉슨(Nixon) 미국 대통령이 4월 30일 미군의 캄보디아 침공을 발표한 직후 일어난 참사였다. 1968년 새로운 대통령으로 당선된 닉슨은 월남전에서의 미군 철수를 내세웠었다. 그런데 전쟁은 오히려 확전으로 치달았다. 월남을 배후에서 지원한다는 캄보디아 공산당 진압을 위하여 미군이 투입된 것이다. 전쟁은 이제 월남에서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미국은 확전이라는 좋지 않은 인식을 멈추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했지만 국내외에서 엄청난 반대에 직면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 번영을 누리며 자란 미국의 기성세대들은 물질적 풍요와 안정 속에 중산층의 규범과 가치를 내세우며 가족 중심적 질서를 확립했다. 그러면서 사회는 대체적으로 진보의 길로 접어들고 있었고, 모든 이의 삶은 대체적으로 풍요롭고 평화로워 보였다. 그렇지만 1960년 베트남 전쟁이 시작되고, 미국의 개입이 갈수록 깊어지면서 사회는 곧 거대한 혼란에 휩싸이게 된다.

초기 미국인들은 미국의 베트남 개입의 정당성에 대하여 의심하지 않았다. 그러나 전쟁이 길어지고 쓸데없는 참전이란 점이 명백해지면서, 전쟁에 대한 지지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드디어 1967년 말 무렵부터 전쟁에 반대하는 학생들이 주요 정치 세력으로 떠올랐다. 학생들은 의미 없는 전쟁에 대한 반대 시위를 계속 이어나갔고, 미국은 보다 깊숙이 전쟁에 개입하였다. 그리하여 더욱 강화된 징병제와 함께 명분 없는 전쟁에서의 가치 없는 죽음의 공포 때문에 젊은이들의 사회에 대한 불신과 환멸은 깊어져만 갔다. 수많은 젊은이들이 절망적 상태에서 반(反)사회적 활동을 보였다. 이들은 인종주의의 거부와 베트남 전쟁 반대를 공동된 행동 목표로 삼아 단결하고, 폭동과 건물점거 방화 및 폭파 등의 과격한 형태로 사회에 대한 저항 의식을 표출했다.

이런 행위를 주도했던 학생집단인 신좌파(the new left) 와는 달리 기존 사회에서 이탈하여 평화적 해결방안을 추구한 젊은이들이 많았다. 이들은 사랑과 평화의 구호를 외치면서 자신들의 세대적 동질성을 바탕으로 하나의 문화를 형성했는데 그것이 바로 히피(Hippie) 문화였다.

이미 전 회에서 언급했다시피, 당시의 주된 미술 형식은 바로 팝 아트였지만, 여기에 히피들이 추구한 전쟁과 고통에서 벗어난 육체와 영혼이라는 이념이 담기게 되었다. 그들의 극단적 자유 지향으로 19세기에서 20세기 초에 유행했던 아르누보(Art Nouveau)와 아르데코(Art Deco)에서 보였던 이국적이며 몽환적 양상이 다시 나타났다. 그리고 대마초와 온갖 마약이 범람했다. 이른바 싸이키델릭(Psychedelic) 이미지는 이렇게 나타난 것이다.

히피에 의한 반전 운동의 정점은 ‘우드스탁’ 음악 축제(Woodstock music festival)'에서였다. 1969년 8월 15일부터 3일간 전 미국의 젊은이들이 뉴욕 근교의 이곳에 모여들었다. 그들은 3일간 들판에서 함께 먹고 마시며 즐겼다. 1960년대 전 세계에 번지고 있었던 20대 문화의 발산이 바로 미국에서 극대화되었던 것이다. 여기에서 세계사에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는 기록이 남게 되었다. 바로 하위문화에 의한 엄숙한 정치 기득권의 패배, 즉 미국의 월남전 철수에 결정적 계기를 남긴 사건이 바로 우드스탁 축제로 대표되는 연예 문화권(popular culture)의 반발과 조직적 움직임이었던 것이다.

수 십 만 명의 미국 대학생이 참가한 워싱턴에서의 반전 집회와 우드스탁 축제 포스터

미국에서 비롯된 젊은이들의 운동은 당시 한국에까지 영향을 주었다. 이른바 유신 시대였음에도 ‘청바지와 통기타, 생맥주’로 대표되는 청년 문화가 이루어졌었다.

반전 포스터의 형식과 내용에 있어서 팝 아트와 더불어 당시 젊은이들이 추구한 자유, 그리고 그에 따른 환각적, 몽환적 이미지를 떼어놓을 수 없다. 그러한 이미지들은 바로 세기말(19세기)의 퇴폐적 시각 이미지의 부활을 가져왔던 것이다.

피터 맥스(Peter Max)의 반전 포스터(LOVE)

위의 이미지는 대표적 히피 작가인 피터 맥스의 반전 작품이다. 그의 작품들은 거의 환각적이며 몽환적으로 이루어져 있다. 바탕 부분과 제목을 나타내는 이미지 모두 싸이키델릭한 색채와 기법을 보인다.

전후 미국의 번영은 시각 미술계에서도 이루어졌다. 많은 디자이너들이 전쟁을 피하여 미국으로 왔다. 그리고 이들이 양성한 1세대 작가들이 나타났다. 이른바 뉴욕파(New York School)이다.

뉴욕파 6인의 반전 이미지들

뉴욕파에서 위의 이미지들을 제작한 여섯 사람(허브 루발린 Herb Lubalin, 폴 랜드 Paul Rand, 세이머 콰스트 Seymour Chwast, 솔 배스 Saul Bass, 밀턴 글레이서 Milton Glaser, 마이클 비에루트 Michael Bierut, 좌에서 우, 아래로의 순서)을 대표로 꼽을 수 있다.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적 대기업들의 로고마크 대부분을 이들이 제작했으며 이들로부터 수업 또는 영향을 받은 디자이너들이 현재 세계 시각디자인의 중추를 맡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 역시 이들의 작품과 시각적 이념, 출판물들로부터 큰 영향을 받았다. 그리고 1980년대 이후 국제전에 출품하면서 함께 이름을 올리거나 격려를 받은 경험을 소중하게 여기고 있다.

이들이 만든 반전 이미지들에서는 팝 아트가 만들어 놓은 굳건한 형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러면서 일단 포스터들이 주는 느낌이 모던(modern)하다. 이 말은 선뜻 이해가 되지 않을 수 있지만 당시로 돌아가 그들의 작품들을 보면 무척 세련되고 절제된 기법을 보여주고 있음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더 이상의 전쟁은 없다(NO MORE WAR!)'라는 작품은 글자로만 이루어져 있는데 마지막 느낌표는 누가 보더라도 대포 탄환으로 보인다. 다음 작품은 디렉션이란 잡지의 표지로 실렸다. 가시 철망과 붉은 탄환 자욱 같은 것들이 큰 의미를 전달하고 있다. ’좋지 않은 호흡을 멈추라(End Bad Breath)'면서 전쟁 중지를 호소하는 작품은 판화와 같은 기법인데 미국을 상징하는 엉클 샘의 입 속에서는 전쟁이 벌어지고 상태다. 옆 작품인 파랑색 바탕에 비상을 하려는 흰 새의 몸통에서는 전쟁을 나타내는 군인, 무기 등이 보인다. 그리고 세 자루의 총을 치켜들고 있는 이미지에서는 꽃들이 총구 모두에 꽂혀져 있다. 전쟁이 아닌 사랑을 외치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 그림은 검정 바탕에 흰 색의 권총을 나타내고 있다. 권총의 모습을 자세히 보면 모두 사람들의 뼈들로 이어져있다. 결국 무기는 인명 살상을 위한 것 아닌가?

◇김인철 교수

**글쓴이 김인철 교수는 전주비전대학교 시각문화전공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코카뉴스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인철 교수 약력> : 홍익대 미대 졸업. 한국최초 사회부문 국제 포스터 작품선정 작가(일본 도야마), 한국미협 이사 역임. 캐나다 Simon Fraser University 연구교수. 개인전 1회(캐나다 밴쿠버). 일본 외 멕시코, 슬로바키아, 불가리아, 이란, 타이완, 중국, 미국 등지의 국제포스터 공모전 작품선정 작가(모두 사회적 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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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29 11:12:53 수정 김인철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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